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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지개 쌍무지개가 떴다며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좋은 걸 보면 주고 싶고, 맛있는 걸 먹으면 먹이고 싶고,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생각나는데 바쁘다는 말로, 피곤하단 말로 짧아지는 전화 속에는 다 줄 수 없는 마음을 동네 사진 한 장에 가득 담아 보내왔다. 고독은 내곁에 아무도 없을 때가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주고 받을 수 없을 때 찾아온다고 한다. 외롭지 않고 외롭게 하지 않기 위해서 한마디라도 더 보내야지. 그러다 나중에 한마디라도 더 듣고 싶게 되면 그땐 어떡하나. 2021. 8. 23.
인도요리: 치킨 띠까 마살라 치킨 띠까 마살라. 치킨 말고는 생소한 단어들인지라 들어는 봤어도 뜻은 몰랐다.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니, 치킨chicken은 닭을, 띠까tikka는 작은 조각을, 마살라masala는 혼합된 양념, 향신료를 말한다고 한다. 이 커리는 인도의 버터치킨이 영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면서, 영국에 맞게 현지화되어 탄생한 요리라고 한다. 영국의 진정한 국민 음식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등 영국인 사이에서 애정과 수요가 많은 것이 바로 이 커리라고 한다. ('스파이시 인도', pp.46-47) 인도 음식점에가서 수많은 선택지의 커리 속에서 항상 골랐던 치킨 띠까 마살라. 처음 가봤던 식당에서 추천받은 이후로는 늘 이 커리를 시키곤 했었다. 이제 그 첫 도전의 기록이다. 레시피는 유튜브 슬기로운 식샤생활 TH kitche.. 2021. 4. 11.
인도요리: 가람 마살라 만들기 요새 부쩍 요리에 관심이 늘었다. 어쩌다 하게 된 요리들이 맛있다는 응원을 들으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주말에 시간이 날때면 어떤 요리에 도전을 해볼까 설레며 고민한다. 그러다 생각한 게 '커리'다. 인도에서는 커리를 즐겨먹는다고 알려져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는 인도 음식은 대부분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강황이 많이 들어간 카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식당에서만 먹었던 인도 커리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행복한 주말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 이번 주말은 커리에 도전해보자. 우선은 내 기준 가장 보편적이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치킨 띠까 마살라' 커리를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뒤져 레시피를 찾다가 책 하나를 알게됐다. 《스파이시 인도》라는 .. 2021. 4. 11.
식물일기: 애니시다 - 1 2021.04.10. 거리를 걷다 꽃집에서 본 개나리를 닮은 꽃. 예뻐서 슬쩍 기웃거리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꽃집 주인을 보곤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어딜가든 눈에 띄었다. 찾아보니 애니시다, 금작화란 식물이었다. 봄에 많이 피는 한해살이 예쁜 꽃인가 했더니 낙엽관목, 나무였다. 더 매력적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길에 또 꽃집을 지나다 애니시다와 마주쳤다. 가격을 물으니 15,000원. 하지만 상태가 그닥 좋지 않으니 10,000원에 주겠다고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고민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데려가야겠다. 2개를 검정비닐봉지에 담아 데려왔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6,7년을 자란 애니시다부터 멋지게 가지치기된 것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2021. 4. 11.
식물일기: 채소 - 1 2021.04.11. 🍅 이번에는 토마토다. 다이소에서 또 씨앗을 샀다. 적상추, 청상추 씨앗과 토마토 재배키트였다. 토마토는 키우기가 까다로운 채소라고 들었기에 키트로 먼저 도전해보려는 생각이다. 햇빛과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둔다. 지금은 심은지 3일째. 7~10일쯤 되면 싹이 올라온다고 한다. 햇빛을 5시간 이상 쪼여줘야하고, 너무 추우면 안된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에 두고 해가 저서 쌀쌀해지면 따뜻한 곳으로 옮긴다. 어서 싹이 고개를 내밀었으면 좋겠다. 2021. 4. 11.
식물일기: 허브 - 3 2021.04.11 너무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그간 페퍼민트와 바질은 안녕을 고했다. 무성한 레몬밤, 비틀거리는 딜, 꼬부랑 로즈마리만이 살아남았다. 작은 깻잎같아 보이는 레몬밤의 잎, 그래도 흔적 정도는 찾을 수 있는 로즈마리의 이파리 냄새를 맡아보면 제법 허브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레몬밤은 그냥 씹어서 먹어보니 부드럽고 개운하다. 곧 말려서 차로 마셔도 되겠다. 바질 공간으로 구획해둔것이 어쩐지 우스워져버렸다. 조만간 옹기종기 모인 레몬밤을 옮겨서 심어줘야겠다. 2021. 4. 11.
손톱 손톱을 기르는 일이 꽤나 멋지고 세련된 것이라 생각할 때가 있었다. 언젠가부터 손톱은 조금만 자라나도 거슬리고 불편했다. 그 얕은 틈에 자리잡는 잠깐의 때와 답답하고 둔탁한 느낌이 싫었다. 채 다 자라지도 않은 얕은 손톱을 깎는 것도 싫었다. 그러다 사는 데 정신이 팔려 손톱을 깎는 사소한 일 조차 내일로 내일로 미루고 나면 어느새 부쩍 자라나있다. 게으름의 징표처럼 보이다가도 무언가를 견뎌낸 것처럼도 보인다. 집에 돌아가면, 손톱을 깎아야겠다. 2021. 2. 13.
나의 날들 나의 무수한 날들 속에는 당신이 없이 살아온 날들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날들 그리고 아마도 당신이 없더라도 살아내야하는 날들이 있다. 2018.11.27 2021. 1. 25.
2018.12.7 저편에는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그래도 가야만하는 곳이 있다. 그곳을 가기 위해선 물을 건너야만 한다. 물 속에서 발을 디뎌 걷다가 점점 깊어지는 바닥에 겁이 났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았다. 겁이 났다. 그래도 출렁이던 물결이 기억 나 그를 믿기로했다. 하지만 물결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오도가도 못하고 수면에 우두커니 떠있었다. 이제 발을 딛기엔 바닥은 너무 깊은 것만 같다. 끝을 모르는 바닥까지 가라앉아 걸어야할까 다시 물결이 움직이길 기다려야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계속 동동거리고 있다. 2021. 1. 25.
공식 사람이 사랑을 하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사람과 나 사이엔 언제나 성립하는 공식이 있어 항상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큰 착각이었다. 모든 수식 그리고 어떤 공식도 언제나 성립하진 않는다. 혹은 언제나 예외가 있다. 가설이 부서지는 건 잘못된 증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항상 성립하는 공식을 찾기위해 들이는 공력에 비하면 턱없이 쉽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가설이 거짓 이야기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일까. 어차피 공식화 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2019.5.18 2021. 1. 25.
바다 바다는 물을 골라대지 않는다. 좁은 강줄기나 넓은 강줄기 약한 강줄기나 세찬 강줄기를 골라대지 않는다. 그렇게 모인 물은 어느새 큰 바다가 된다. - 2016.9.12 씀 2020. 12. 28.
식물일기: 허브 - 2 2020.12.05 허브를 심은 지 거의 한 달이 됐다. 허브딜은 웃자라서 물만 주면 맥없이 누워버린다. 그래도 가장 큰 떡잎에서 새로운 모양의 잎이 나왔다. 작은 불꽃놀이 처럼 생긴 잎이다. 로즈마리는 매우 느리게 싹이 나왔다. 기대반 포기반으로 냅두었는데 벌써 5개정도 싹이 났다. 왜인지 기특한 마음. 페퍼민트. 어쩐지 보고 있자면 짠하다. 솜발아도 거의 안되고 씨앗도 워낙 작아 과연 싹이 나긴 할런지 기대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아주 작은 돌맹이 보다도 더 작게 싹이 보인다. 왼쪽 위에 자세히 보면 3개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레몬밤은 옆의 바질과 함께 자란다. 성장속도와 수량으로는 단연 일등이다. 떡잎은 얼핏 바질과 비슷하게 생겼다. 심어놓고서야 안 사실이지만 레몬밤이 가장 잘 자란다고 한다. .. 2020.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