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편에는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그래도 가야만하는 곳이 있다.
그곳을 가기 위해선 물을 건너야만 한다.
물 속에서 발을 디뎌 걷다가
점점 깊어지는 바닥에
겁이 났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았다.
겁이 났다.
그래도 출렁이던 물결이 기억 나
그를 믿기로했다.
하지만 물결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오도가도 못하고
수면에 우두커니 떠있었다.
이제 발을 딛기엔
바닥은 너무 깊은 것만 같다.
끝을 모르는 바닥까지 가라앉아 걸어야할까
다시 물결이 움직이길 기다려야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계속 동동거리고 있다.
조각글